대기 중 산소 농도 급증 현상과 고대 동물의 급격한 진화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증거가 국제 연구진에 처음으로 발견됐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6일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 등의 과학자들은 중국 남부 구이저우성(貴州省)의 동물 종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캄브리아기(5억4천200만~4억8천800만년 전) 이전 화석 유적지인 두샨투오 지층에서 이런 최초의 화석 증거를 발견했다고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6억3천500만년 전 지층에서 동물 및 조류(藻類) 화석이 갑자기 증가했으며 암석 분석 결과 당시 심한 빙하작용의 결과로 바다의 산소 농도가 갑자기 증가했음을 밝혀냈다.
이는 지금까지 많은 학자가 산소가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했던 시기보다 5천만년 이상 앞선 것이다.
연구진은 이는 "이른바 `눈덩이 지구'라고 불리는 지구 역사상 가장 극심한 기후변화기 이후 산소 농도에 장기적인 변화가 일어났음을 보여주는 최초의 실질적인 증거"라고 강조했다.
`눈덩이 지구' 가설은 약 7억5천만~5억7천만년 전 지구 표면 전체가 얼거나 눈으로 덮였을 것이라는 가설이다.
연구진은 두샨투오 지층 속 진흙에서 채취한 미량금속과 황 동위원소 농도를 통해 산소 농도를 추적한 결과 당시 지구 전역의 바닷물 속 산소량이 급증했음을 밝혀냈다.
이 지역 암석에 들어 있는 산소의 농도는 오늘날 바다의 퇴적층과 비슷하며 6억3천500만년 전 바다와 대기 중 산소가 급증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산소량이 풍부한 바다는 초기 동물이 급격히 다양해진 배경이 됐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들은 산소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눈덩이 지구' 한냉화 시기에 빙하가 지구 표면을 쓸고 지나가면서 많은 양분을 바다에 쏟아 부어 많은 양의 유기탄소가 매장된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광합성 생물로부터 나온 유기탄소가 바다 밑에 퇴적되면 다량의 산소가 바다와 대기 중에 방출된다.
동물의 진화와 환경 변화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학계의 오랜 논쟁거리였지만 아직 산소 급증과 초기의 동물 진화가 시기적으로 일치하는 직접 증거가 나오지 않아 결론을 내리기가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