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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9 23:57

한글날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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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기억하는 몇가지 날이 있다.

12월 31일.

초등학교때 좋아했던 한 아이의 생일이다.

초등학교 졸업식날 모두 떠난 텅빈교실에 왜인지 잠깐 들르게 되었다.

교실 뒤쪽 게시판엔 아직도 우리반 학생들의 자기 소개가 붙어 있었고

내가 좋아한 그 아이의 소개도 붙어 있었다. 12월 31일

아마 다른 날이었음 아직까지 기억 못할수도 있을 수도 있었겠지만 한해의 마지막 날이니까...

그래서 나한테는 12월 31일은 한해의 마지막이란 의미도 있지만

어릴적 좋아했던 한 아이의 생일로도 기억되는 날이다.

그후 그 아이의 모습을 본적은 한번도 없지만 몇년전 우연히 결혼해서 잘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대학교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

대학교 동아리 여름 엠티는 개강을 앞둔 시점에서 가게된다.

2003년이었을거다. 내가 3학년이었을때니까.

그때 엠티를 강원도에 사는 한선배에 집으로 가게 되었다.

둘째날 이었던가 레프팅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강원도에 사는 그 선배의 마지막모습을 보게 되었다.

언제나 여름의 끝자락이 느껴질 무렵이면 그형의 모습이 떠오르며 혼자 술한잔을 기울이게 된다.

올해는 형을 보낸 그쯤어디에서 소주한병을 뿌리고 향대신 형이 좋아했던 담배한대를 놓고 왔다.

 

그리고 오늘...

10월 9일

그 사람의 생일이다.

한번도 챙겨주지 못한 그사람의 생일

지금 생각하면 나름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계획하기도 했었다.

운동장에 빔프로젝터를 설치해서 놀라게 해줄까도 했고

방안을 풍선과 꽃들로 가득 채워놀까도 했고

이제와서는 아무런 의미 없는 것들이 되어 버렸지만....

 

오늘 나는 작은 케익을 하나 사려했다.

그리고 촛불을 밝혀 그사람의 생일을

먼곳에서 남아 축하 해주려했었다.

 

어쩜 그사람과의 기억의 편린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가끔 단지 케익이 먹고 싶어서 산 켄익에도

괜한 의미를 붙여 초를 꼽았던 나이기에....

 

근데 왠지 하면 안될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습관....

오늘 내가 그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한다면

아마 나는 내년 오늘에도 똑같은 것을 하고 있을 것이기에

그리고 그 일은 언제까지인지 알수 없는 그 날까지 계속 할것이기에

 

10월 9일

많은 사람들이 한글날이라고 부르는 이날이

늘 곁에 있어주고싶은 한사람의 생일에서

이젠 너무나 고마웠기에 더 많이 미안한 한사라의 생일로 나에겐 기억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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