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특히 남자들은 하나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점점 깊이 빠지게된다.
어떤 사람은 마티즈에 천만원을 들여서 튜닝을 하시는 분도 있고
오토모드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고가에 dslr에 각종 렌즈를 구비하시는 분도 있고
하루 몇분 안들으면서 케이블하나에도 몇십만원을 들여서 스피커와 엠프를 장만하시는 분도 있다.
나는 그정도는 아니지만 예전부터 커피를 참 좋아했다.
그런 위에 적은 분들에 비해서 상당히 게을렀고 취미에 목돈을 쓸만큼 열정적이지도 않았다.
그래서 항상 가격대비 만족도를 생각하게되었다.
젤 처음에는 마트에서 구입한 분쇄된 원두와 커피메이커를 이용했다.
그때는 원두역시 인스턴트 커피처럼 단지 유통기한이 있는 식품이라 생각했었다.
근데 바로 내렸을때는 괜찮은데 내린후 조금씩 시간이 지날수록 열을 받은 커피는 점점쓰고 맛이 없어졌다.
그 다음은
인터넷에서 조금씩 분쇄된 원두를 샀다. 헤이즐럿향, 바닐라향 아이리시 같은 것들이었다.
이런 원두를 프렌치프레스를 이용해서 마셨는데
이때는 커피의 맛도 모르고 걍 좋은 향이 좋았더랬다.
조금더 지나 질이 좋지 않은 원두를 향커피로 만든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 다음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을 30만원정도 주고 샀다.
전동 원두 분쇄기도 샀고
근데 이게 커피한잔을 마시기 위해서 엄청 귀찮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선 예열을 하고 원두를 갈고 템핑하고 추출까지 하고 나면 방안이 난장판이 된다....
점점 머신은 애물단지가 되고 조금 저렴하지만 원두에 따라 다른 맛을 느낄수 있는 핸드드립을 하게 되었다.
커피에도 유통기한이 있긴 하지만 그건 정말 유통기한이고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는 다른 시간이 적용된다.
로스팅하지 않은 생두는 1년정도도 보존만 잘하면 품질이 유지된다.
근데 로스팅하면 한달이 넘어가면 맛이 급격히 떨어진다.
분쇄를 하면 바로 먹는 것이 제일 좋고 30분안에는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나같이 혼자 먹는 경우는
원두를 소량씩 밖에 구매할수가 없다. 한달안에 다 먹어야 하니...
대부분에 사람들이 이정도 선에서 멈추지만
일부는 여기서 홈로스팅으로 넘어간다.
우선 가격면에서도 원두가 200g에 만원대인데 비해
생두는 1kg에 만원 후반이 된다.
홈로스팅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프라이팬 로스팅, 수망, 도자기 핸드로스팅 정도가 저가로 할수 있는 방법이다.
나는 도자기 핸디로스터를 이용하기로 했다.
생두도 콜롬비아 수프리모하고 케냐AA두가지를 500g씩 이정도면 아마 이달 말까지는 먹을수 있지 않을까
생애 처음으로 직접 로스팅한 케냐AA는 나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