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늦은 시간 출출함에 냉장고를 열었다.
순간 심한 내적 갈등을 느낀다.
이시간에 라면이나 밥을 먹긴 그렇다.
최대한 간단하게 먹을수 있는것
그래! 열무김치 있으니까 비빔국수를 먹는거야
그때 냉장고 한쪽 구석에서 풀죽은 단무지와 우엉군이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들을 더 내버려둘수는 없었다. 아무리 냉장고 안이라지만 이 폭염속에선 아마 몇일도 버티기 힘들거 같았다.
빠르게 냉장고 안을 다시 한번 스캔했다. 두툼한 프랑크소세지가 하나들어왔고
생기없는 당근 한조각도 포착되었고 달걀역시 대기중이었다.
한쪽에 있는 청양고추도 분명 충분히 자신에 역활을 해줄듯 보였다.
다만 계란을 부치고 당근과 소세지를 썰어서 익히고 밥을 비비는 그 과정을 이밤에 꼭 해야 하는가란
심리적 고뇌가 나를 괴롭혔다.
결심을 굳힌것은 밥통속의 밥때문이었다. 그날 저녁에 한밥이었지만
분명 내일이면 찬밥이 되어 언젠가 그날처럼 딱딱하게 굳어져 죽을 끌여 먹을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차라리 넉넉하게 김밥을싸서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이 나을듯했다.
단무지 6개 우엉4개 최대생산량은 4개이다. 밥의 양도 얼추 맞는다.
달걀은 하나만, 당근을 썰고 소세지를 8등분하고 청양고추는 두개만 씻어서 얇게 채를 쓸어서 물에 한번 헹거줬다.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을 해결해준 김밥 4줄 난 너를 잊지 않을 것이다. 잘가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