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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ienceon.hani.co.kr/45821

사이언스온에 나온 에이즈바이러스에 대한 기사

기사를 보고 잠시후에 든생각은

어쩌면 SIV는 살기 위해서 HIV가 된것이 아닐까란 것이다.

SIV는 몇십만년전부터 원숭이들에게 존재했던 것이다. 

하지만 불과 몇백년 사이에 인류의 의해서 원숭이들의 숫자는 급감했다.

전혀 근거없는 비유이긴 하지만

최초의 육상동물은 물속에서는 비교적 약자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들은 물속이란 제한된 공간에서 포식압과 먹이경쟁등에서 결코 우위를 차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진화엔 방향성이 없지만 여러가지 주위환경요건등의 영향으로 자연선택의해 한쪽으로 수렴된다.

다시 말하면 배부르고 등따신 녀석들에게도 다양한 변이들이 생기지만 그들은 자연선택으로 현재의 모습을 고수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말을 한 이유는 SIV역시 최초의 육상동물이 물속에서의 경쟁을 피해 묻으로 오른 녀석들이 살아 남았듯

점점 개체수가 줄어드는 원숭이들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인간을 새로운 터전으로 삼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란 생각이 들어서 였다.

현명한 이란 단어의 선택이 에이즈로 목숨을 위험받는 분들에게 돌맞은 어휘란 생각도 들지만



원숭이 바이러스와 인간 면역체제 간의 끈질긴 싸움
'구식무기'의 공격에 속수무책이 된 인간몸 방어체제 





 ? 출처 / <거울나라의 앨리스>, Nature:http://www.nature.com/news/2009/091209/full/news.2009.1134.html붉은 여왕의 손을 잡고 한참을 정신없이 달리던 앨리스, 문득 아무리 달려도 주위 풍경이 전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붉은 여왕을 향해 가뿐 숨을 들이쉬며 물어본다.  
“이상해요. 제가 있던 세상에서는, 이렇게 빨리 뛰면 보통 어딘가 다른 곳에 도착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여기선 왜 주위 풍경들이 그대로죠?”
“거긴 느려 터진 세상인가 보군.” 여왕이 대답한다. “여기에선 보다시피 네가 할 수 있는 만큼 힘껏 뛰어야 제자리에 머무를 수 있단다. 만일 어딘가로 가고 싶으면 두 배로 빨리 뛰어야만 해!”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속편인 <거울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주변 환경이 워낙 빨리 변하기 때문에 제자리에 머무는 것조차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붉은 여왕의 이야기는 진화생물학에서도 등장한다. 미국 시카고대학의 진화학자 밴 베일른은 종들이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선 끊임없이 자신을 위협하는 주변 환경과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두고 ‘붉은 여왕의 가설(Red Queen’s Hypothesis)‘이라는 의미 있는 이름을 붙였다.


가만히 있는 것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뒤쳐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적어도 종들간의 진화 경쟁에서는 그렇다. 알고 보니 우리는 그냥 멀쩡히 살아 있는 게 아니었다. 치열하게 싸우며 살아 있는 중이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몸 안의 전쟁, 세포와 바이러스간의 전쟁을 생생히 볼 수 있다면, 수백만 년에 걸쳐 끊임없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해온 바이러스를 물리치고 존재해 있는 인간의 몸에 대해, 감사를 넘어 경외심마저 느끼게 될지 모르겠다. 


그런데 우리 몸의 천연 방어막이 역대 최악의 강적을 만난 듯하다. 바로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 즉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다. 유엔 산하의 에이즈 전담기구인 유엔 에이즈계획(UNAIDS)의 2009년 발표1)에 따르면, 전세계 3330만 명의 사람이 현재 HIV에 감염되어 있고, 260만 명이 해마다 새롭게 감염되며, 180만 명이 해마다 에이즈로 생명을 잃는다. 에이즈로 인해 숨진 사람의 숫자는 3000만 명을 넘어섰다. 아래 그림은 HIV 감염 정도를 나타낸 세계지도이다. ’붉은 여왕의 전쟁‘에서 한 걸음 뒤쳐져 버린 현실이 이처럼 세계 지도를 붉은 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 전세계 HIV 감염 지도. 출처/ UNAIDS Report on the Global AIDS Epidemic 2010
 



인간 면역체제와 SIV 간의 치열한 싸움


HIV는 오래 전부터 원숭이면역결핍 바이러스, 즉 SIV(Simian immunodeficiency virus)의 형태로 원숭이, 침팬지 등에 존재했던 바이러스다. 수십만 년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는 이 바이러스가 인간에 침투하기 시작한 것은 고작 100여 년 전 일이며2), 이렇게 많은 생명을 앗아가기까지는 고작 20여 년이 걸렸다.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강하고 빠르며 치명적인 적을 만났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완치의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 생체의 고유한 방어 시스템과 원숭이의 SIV 사이에서는 그동안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 어째서 수십만 년 간 SIV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오던 인체내 방어막이 갑작스레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인간의 몸 안에는 유전체(게놈)에 포함되어 우리가 자연스럽게 지니고 태어나는 두 가지의 방어 무기가 있다. 첫번째는 APOBEC3s란 이름을 지닌 유전자다. APOBEC3s는 HIV가 침입하면, HIV의 핵심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체내에 침입한 HIV의 복제를 막는 역할을 한다.3)


두번째는 BST2, CD317, HM1.24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다가 최근에 그 기능이 좀더 명확히 보고됨과 동시에 테터린(Tetherin)이라는 이름을 지니게 된 단백질이다. HIV는 레트로바이러스(아래 용어 설명)의 한 종류로서, 우리몸의 면역 세포 안에 침입해 자신의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에 주입하여 오염시킨 다음, 숙주세포로 하여금 HIV 복제 바이러스를 만들게 하는 방식으로 체내에 전파된다. 이렇게 막 복제된 HIV가 다른 면역세포를 공격하기 위해 밖으로 빠져 나오려는 순간, 이를 못 나가게 붙잡는 단백질이 바로 테터린이다. 테터린은 HIV뿐 아니라 같은 레트로 바이러스에 속한 에볼라 바이러스, 인플렌자A 바이러스 등에도 반응하는 것이 밝혀진바 있다.4)


? 테터린이 레트로바이러스를 호스트 세포막에 결박한 모습. 그림 출처/ 미국 예일대학교 시옹연구실 The Xiong Laboratory at YALE UNIVERSITY
 
  

[용어 설명] 레트로바이러스란? 

레트로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에 침입하여 자신의 RNA를 DNA로 합성(역전사)한 뒤, 이렇게 만든 오염된 DNA를 숙주 세포의 DNA와 바꿔치기 하는 유형의 바이러스입니다. 이렇게 바뀌어진 DNA는 숙주 세포 내에서 없어지지 않고 계속 남아, 레트로바이러스의 RNA를 복제하게 되며 복제된 바이러스는 숙주세포를 빠져 나와, 또 다시 다른 세포를 공격합니다. 숙주 세포를 죽이지 않고 이용만 하기 때문에, 면역 체계가 바이러스만 인식해서 공격하거나 감염된 세포를 없애기 힘들게 됩니다. 백혈병을 일으키는 RNA종양바이러스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를 일으키는 HIV가 가장 대표적인 레트로바이러스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두가지 인체 방어 무기를 무력화하는 유전자군이 HIV의 유전체 안에도 존재한다. HIV는 이 유전자군을 이용해 자신의 번식 활동을 돕기 위한 7가지의 보조 단백질을 만드는데, 이를 HIV의 ’액서서리 단백질‘이라 부른다. HIV의 활동에 반드시 필요한 7가지의 액서서리 단백질은 각각 tat, rev, vpr, vif, nef, vpu, tev 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는데, 그 중 조금 전에 소개한한 두 가지 인체 방어 무기인 APOBEC3s와 테터린의 무력화를 담당하는 것이 vif5)와 vpu6)이다. vif는 APOBEC3s가 HIV의 핵심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위해 또 다른 유전자인 APOBEC3G와 결합하는 것을 방해함으로써 결국에 이 활동을 중단시키고, vpu는 테터린의 세포막 부분에 결합하여 활동을 무력화한다. 



? HIV에 감염된 숙주 세포의 전자현미경 사진(왼쪽)와 HIV의 3차원 일러스트(오른쪽, 내부 구조가 보이도록 그렸다). 출처/ wikipedia, http://visualscience.ru

 
그런데 여기에서,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어오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이 vpu라는 단백질은 원숭이 체내에서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침팬지의 체내에서만은 nef라는 또다른 액서서리 단백질이 이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알려졌다시피 사람의 HIV는 침팬지의 SIV한테서 전염된 것이다. 따라서 vpu와 nef의 이 기능 교환 현상을 분석하며 수십만 년 간 침팬지와 더불어 존재하면서도 그동안 사람이 SIV에 감염되지 않을수 있었던 원인의 실마리를 찾을수 있게된 것이다. 


vpu와 nef의 기능 교환 현상을 다시 설명하자면, SIV가 원숭이에서 침팬지로 종간 장벽을 뛰어넘는 순간, 과거의 공격 무기인 vpu를 버리고 새로운 무기인 nef로 무장했다는 뜻이며, 이는 SIV가 종간 장벽을 뛰어넘기 위해 스스로 진화했음을 의미하고 있다. 하지만 침팬지에서 인간으로 다시 한 번 장벽을 넘어 침투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은, 인간의 테터린이 nef의 활동을 막기 위한 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nef의 활동 방식은 세포막을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 vpu와는 달리 테터린의 세포질 영역에 직접 작용하는 방식이다. 인간은 이 nef의 공격 대상이 되는 세포질 영역이 침팬지와는 미세하게 다르다. nef의 공격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적인 5개의 아미노산이 아예 없는 것이다. 마치 SIV의 '공격 예상로'를 미리 감지해 nef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한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다. 


이 5개의 아미노산 탈락 현상은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조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즉 인간의 몸이 이미 최소 80만 년 전부터 SIV의 침입에 대비해 왔다는 뜻이며7), 이것이 SIV가 사람에게 전염되지 못하게 하는 데에 기여해 온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현재는 SIV가 인간 몸에 침투하는 데 성공했을까? 그것은 SIV가 nef를 통한 공격 방식에서 vpu를 이용한 공격 방식으로 그 패턴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테터린은 nef에 대한 대비는 되어 있었으나 ’구식 무기‘인 vpu에 대한 대비는 되어 있지 않았다.  이런 작은 변화가 SIV를 HIV로 진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인류를 붉은 여왕의 전쟁에서 뒤쳐지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인류에 커다란 재앙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설명이 가능해진 것이다. 



복잡하고 정교한 바이러스에 맞선 싸움


SIV는 인간에게 침투하기 위해 80만년 이상을 기다린 셈이다. 그 오랜 세월 무너지지 않았던 인간의 방어막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SIV가 HIV라는 이름을 얻으며 사람 몸에 스며든 것은 알고 보니 아주 최근에 발생한 일이다. 돌아보면, 제너의 실험 이후에 파스퇴르가 ’백신‘이란 이름을 붙인 뒤 인간에게 면역학이 정립되기 시작한 것도 겨우 1880년일이다. 수백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인간의 길고 긴 진화의 역사를 생각해 보면, 사람이 스스로 백신을 만들어 바이러스를 통제하기 시작한 때와 SIV가 인간을 향한 공격을 시작한 시기가 거의 일치하는 셈이다.


요즘 나는 HIV 발현 이유를 진화적 관점에서 해석하며 치료의 실마리를 찾는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데, 연구를 하다보면 간혹 HIV라는 존재가 혹시 지적 능력을 통해 스스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려는 인간을 견제하고자 만들어진, 차원 높은 자연의 섭리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리고 이런 사색은, 신이 만든 바이러스라 불릴 만큼 복잡하고 정교한 HIV라는 존재를, 백신을 만들어낸 우리의 궁극적 무기인 ’지적 능력‘을 통하여 끝내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 붉은 여왕의 전쟁에서 과연 인류는 HIV를 끝내 이겨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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