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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근본주의
2012.06.03 19:26

과학이론은 항상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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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회의론자들이 하는 말중


과학적 지식은 절대적이지 않다. 항상 변한는 것이다. 이런 말을 하신다.





The Relativity of Wrong

By Isaac Asimov

 

며칠전 편지 한통을 받았다. 편지는 손으로 휘갈겨 쓰여져 아주 읽기가 어려웠다. 어쨌든 뭔가 중요한 내용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겨우겨우 읽어내려갔다. 첫 번째 문장에서 보낸이는 영문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나에게 과학에 대해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시작하고 있었다.(나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영문학 전공자중에 나에게 과학을 가르칠 자격이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의 무지 또한 거대하기에 누구에게서든 배울 자세를 갖추고 계속 읽어내려갔다.)

 

  아마 내가 쓴 수많은 에세이중에 우리가 드디어 우주의 기반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세기에 살게되어서 기쁘다는 내용을 썼나보다. 

 

그 부분에 대해서 자세하게 쓰지는 않았지만 내가 말하고자하는 바는 이런 것이었다. 우주를 지배하고 있는 물질들간의 상호작용하는 중력은 1905년부터 1916년까지 밝혀진 상대성이론에 의해서 밝혀졌다. 그리고 아원자 입자들과 그들의 관계에 대해서도 1900년부터 1930년사이에 밝혀진 양자역학에 의해서 매우 깔끔하게 묘사되고 있다. 그에 더해서 1920년과 1930년 사이에 우리는 은하계와 은하단이 물리적 우주의 기본 단위임을 알게되었다.

 

알다시피 이 모두가 20세기에 이루어낸 발견이다.


 

이 젊은 영문학도는 매 세기마다 그 시대 사람들은 자신들이 드디어 우주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생각했으나 다음 세기에 가면 그들이 틀렸다는 것이 증명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의 현대적인 ‘지식’ 또한 틀리게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젊은이는 델피의 신탁이 소크라테스가 가장 현명한 사람이라고 천명하자 “내가 가장 현명하다면 나 자신이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나 홀로 알고 있기 때문이오”라고 한 말을 인용했다. 마치 내가 너무나 멍청해서 내가 모든 것을 안다고 떠벌이고 있다는 인상을 준 모양이었다. 

 

나는 그에게 이런 답장을 보냈다.

 

“존, 사람들이 아직 지구가 평평하다고 했을 때 그들은 틀렸지. 사람들이 지구가 구체라고 생각했을때도 틀렸네. 그런데 지구가 구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평평하다고 생각한 사람들과 똑같은 정도로 틀렸다고 생각한다면, 자네는 그들이 틀린 정도를 모두 합한 정도로 틀린걸세.”

 

  기본적인 문제는 이런걸세. 맞다와 틀리다라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지. 모든 것은 완벽하고도 완전하게 맞거나하지 않은 것은 완전하고도 동일하게 틀렸다는 것 말일세.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네. 내가 보기에 맞고 틀림은 딱 부러지게 나눌 수 없네, 이 글에서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설명하도록하지.

 

  영문학 전공자인 친구가 내게 매 세기마다 과학자들은 우주에 대해 이론을 만들었지만 항상 틀려왔다고 말한다면 나는 이렇게 반문하고 싶군.


얼마나 틀렸나? 모두 같은 정도로 틀렸나? 예를 들어보지.

 

문명의 초창기의 상식은 세상이 평평하다는 거였지. 이건 사람들이 멍청해서가 아니라 일부러 바보같은 것을 믿었기 때문이지. 그들은 지구가 평평하다는 것이 제대로 된 증거에서 온 것이라고 생각했지. 그건 그저 “그렇게 보였기때문에”가 아니었네, 왜냐하면 지구는 그냥 보기에도 결코 평평하지 않기 때문이지. 둘러보면 언덕, 계곡, 협곡에 낭떠러지까지. 정말 무질서하게 보일 정도로 들쑥날쑥한 곳이지.


 

물론 평야도 조금이지만 존재했겠지, 그곳에서는 지구 표면이 거의 평평하게 보였을걸세. 그런 평면이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유역에 있었네. 그곳에서 문자를 가진 최초의 문명이 발생했지, 수메르인들말일세. 

 

똑똑한 수메르인들은 그러한 평야의 모습을 보고 지구가 평평하다는 일반화를 시킨것이겠지. 만약 모든 돌출된 것을 평평하게 만든다면 평평한 것만이 남을테니. 그리고 연못이나 호수, 바다들도 조용한 날에는 평평하게 보인다는 것도 이 일반화에 도움을 주었겠고. 

 

그들이 왜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했을까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보지. 지구의 곡률 말일세. 지구 표면은 완전한 평평함에서 얼마나 벗어나있을까. 만약 지구표면이 정말로 평평하다고 가정한다면 곡률은 1마일당 0가 되겠지. 

 

현대에 와서는 물론 지구평면설은 틀렸다고 가르치고 있지, 완전 무결하고 완벽하게 틀렸다고말이야. 하지만 그건 아니지. 지구의 곡률은 마일당 거의 0에 근접하네 그러니 지구평면설이 틀렸다고는해도 부분적으로는 옳은 것이었지. 이것이 바로 이 학설이 오래동안 버틸 수 있었던 이유일세. 

 

기원전 350년경 그리스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가 지구평면설이 불만족스럽다고 생각했지. 첫 번째로 남반구로 사라진 별들은 북쪽으로 이동하고 북반구로 사라지는 별들은 남쪽으로 움직였지. 두 번째로 월식때 보이는 달에 비쳐진 지구의 그림자가 언제나 곡선모양이었고 세 번째로 지구 위에서도 수평선너머로 사라지는 배들은 돛보다 선체가 먼저 사라졌지. 

 

이 3가지 관찰로 볼 때 지구가 평평하다는 것보다는 지구가 구체라고 설명하는 것이 더 옳다고 된걸세. 

 

그에 더해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고체는 동일한 중심을 향한다고 믿었지. 만약 이 물체들이 그렇다면 결국 구체를 이룰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거지. 특정 물질의 부피가 있다면 평균적으로 중심에 가까워질수록 구체를 이룰 것이라고 말이야.

 

  아리스토텔레스가 죽고 1세기가 지난 후 그리스 철학자 에라토스테네스는 위도에 따라서 태양 때문에 발생하는 그림자의 길이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지.(지구가 평평하다면 모두 같을테니까.) 이 그림자의 길이를 가지고 구체인 지구의 둘레를 ㅤ쟀는데 25000마일이라고 계산하게되었지.

 

  그러한 구체의 곡률은 마일당 0.000126이므로 0에 매우 가까웠고 이런 곡률은 고대시대에는 쉽게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네. 0과 0.000126의 이 미소한 차이 때문에 지구평면설에서 지구구체설로 가는데 그토록 오래 걸렸던것이지.

 

  0과 0.000126같은 미소한 차이는 극히 중요하지. 만약 지구가 구체가 아니라 평면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러한 오차가 축적되게되고 넓은 지역의 지도를 정확하게 만드는 것도 불가능하게된다네. 장거리 바다항해도 불가능하게되지.

 

  더 나아가서 평면지구설은 무한하게 뻗어있는 지구를 가정하거나 끄트머리의 낭떠러지를 구상할 수 밖에 없었지. 구체 지구에선 그러한 무한 지구같은 것을 상정할 필요가 없지.

 

  그러니 지구평면설이 아주 조금밖에 틀리지 않았고 그걸 발명한 사람들의 공을 치하해야겠지만 모든 것을 생각해봤을 때 지구 구체설을 선택하고 지구평면설을 버리게되는것이지.

 

그런데 지구는 구체가 아니냐고?

 

아니, 사실은 구체가 아닐세, 적어도 엄격한 수학적인 차원에서는. 구체는 수학적으로 특정 조건을 만족시켜야하지. 예를들어서 모든 반지름은 같아야한다던지말일세.

 

  하지만 지구는 그렇지 않지. 지구는 지역마다 다른 반지름을 가지고 있지.

 

  그렇다면 왜 지구가 완벽한 구체라고 생각을 하게 됐을까? 처음에는 태양과 달이 당시 가지고 있던 측정한계 내에서는 완벽한 원형으로 보였기 때문이겠지. 그러므로 달과 태양이 완벽한 구체라고 추측한것이야.

 

  하지만 목성과 토성을 처음 망원경으로 관찰했을 때 이 행성들의 윤곽선이 원형이 아니라 타원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지. 이 말인즉슨 목성과 토성은 완벽한 구체가 아니라는 말이네.

 

17세기말 아이작 뉴턴은 물체는 중력하에서 구체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지. 하지만, 그건 회전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만 진실이지. 만약 자전하고 있다면 원심력에 의해서 중간부분이 중력에 대항하게되고 적도에 가까워짐에 따라 그 힘이 커지게마련이지. 이 효과는 자전속도가 증가함에따라 더 커지게되는데 목성과 토성의 자전속도 역시 대단히 빠르지.

 

  지구는 그보다는 훨씬 느리게 돌므로 그 효과는 작지만 분명히 존재한다네. 18세기에 실행했던 곡률계산으로 뉴턴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었지.

 

  간단히 말하자면 지구는 적도쪽이 튀어나와있다라는 얘기지. 극으로 갈수록 더 평평해지고 말이야. 구체라기보단 “편원 회원타원체”인 것이지. 이 말인즉슨 여러개 반지름을 가진다는 얘길세. 가장 긴 지름은 적도에 있네. 이 적도 지름은 12,755킬로미터이고 가장 짧은 극지름은 12,711킬로미터이지.

 

가장 긴 지름과 가장 짧은 지름의 차이인 44km, 44/12755=0.0034가 되지.

 

  다른말로하면 평면에선 곡률이 어디로 가든 0이되지. 지구표면상에선 마일당 곡률이 0.000126이 되네.(1마일당 8인치정도지) 지구의 편원 회전타원체상에선 곡률이 7.973인치에서 8.027인치로 변화하지.

 

  이렇게 구체에서 편원 회전타원체로 가면서 줄어드는 오차는 평면에서 구체로 가는 오차보다도 훨씬 작지. 그러므로 지구가 구체라는 것이 틀렸다할지라도 엄격하게 말하자면 지구를 평면으로 생각하는 것만큼 틀리지는 않았다는 얘길세.

 

  그리고 편원 회전타원체라는 사실조차도 사실 틀렸지. 1958년 인공위성 뱅가드1호가 발사되었을 때 전례가 없을 정도로 정밀한 조사를 했지. 그러자 적도 남쪽이 적도 북쪽보다 더 튀어나와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네. 즉 남극점이 북극점보다 더 지구 중심에 가까웠다는 얘길세.

 

  이 모습을 서양배모양이외에 다른 모습으로 묘사할 방법은 없는 것 같군. 사실 편원 회전타원체에서 서양배모양으로 이전하면서 줄어든 오차는 마일이 아니라 야드수준이어서 고쳐진 곡률도 마일당 백만분의 1인치에 불과하지.

 

  간단히 말하겠네 영문학도군. 모든 것이 완벽하게 옳고 그른 것이 존재하는 상상속의 세상에서는 이번세기의 이론에서는 구체이고 다음 세기에서는 정육면체였다가 다음 세기에는 구멍이 뚫린 20면체였다가 다시 도넛모양이 될지도 모르지. 

 

그러나 실제로 과학자들은 측정기구에 발달과 함께 다듬어가면서 더 확장해나가지. 이론들은 틀린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것일세. 

 

이런 것은 지구모양뿐만 아니라 수많은 다른 이론에서도 마찬가지일세. 새로운 이론이 혁명적이라고할때도 실제로는 아주 작은 수정에서 시작되지. 만약이 작은 수정보다도 더한 것이 필요하게된다면 이전의 이론은 더 이상 버틸 수 없게되는것이고.

 

  코페르니쿠스는 천동설을 지동설로 옳겨놓았지. 그렇게함으로써 얼핏 보기에 당연한 것에서 얼핏 보기에 말도 안되는 것으로 바꿔놓았지.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하늘에 있는 행성들의 운동을 계산하는데 더 나은 방법을 찾는 것이었고 결국 천동설은 사라지게되었네. 그 이유는 그 이전까지는 당시 기준으로는 꽤 괜찮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는데 더 이상 아니게되었던것이지.

 

  다른 말로 해보지. 지구의 지질학적 변화와 생물의 진화는 너무 느려서 얼핏 보기에 변화란 존재하지 않고 지구와 생물들은 언제나 이런 모습이었을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 만약 그렇다면 지구나 생명이 수십억년이 되었든 수천년이 되었든 전혀 상관이 없지. 아마 수천년이라고 생각하는편이 더 알기쉽겠지만.

 

  하지만 주의깊은 관찰을 한다면 지구와 생물들이 극히 작은, 하지만 0은 아닌, 정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 그렇게보면 지구와 생물은 매우 오래되었다는 결론이 내려지게되네. 현대 지질학도 그렇고 진화론 또한 그렇게 이해할 수 있지.

 

  만약 이 변화의 속도가 빨랐다면 지질학과 진화론은 이미 고대에 현대수준에까지 이르렀겠지. 이 차이는 정적인 우주와 모든 것이 변화하는 우주 사이의 변화율이 각각 0과 0에 매우 근접한 숫자라는 점때문이네. 그리고 이 것을 창조론자들은 계속해서 선전에 이용하고 있지, 0에 가까우니 0이라고 말이야.

 

  이론에 있어서 이러한 수정이 점점 줄어들고는 있지만 아주 오래전의 이론이라 할지라도 다음 단계로 진보하기에는 충분할만큼은 옳다는 것이지. 그리고 그 진보는 이전의 이론을 깨끗하게 지우고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길세.

 

  예를들어 그리스인들은 위도와 경도라는 개념을 만들어냈지. 그들은 지구가 구체라는 것을 감안하지 않고도 꽤 그럴싸한 지중해지도를 만들어냈으며 지금도 위도, 경도 개념은 사용하고 있지.

 

수메르인들은 아마 최초로 밤하늘의 별들이 규칙적이며 예측기능하다는 것을 알아냈을걸세. 그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가정을 가지고 있었지. 그들의 측정방법과 결과는 현재에는 어마어마하게 개선되었지만 원칙만은 변하지 않았네.

 

  영문학전공한 친구, 간단히만 생각하면 모든 이론이 틀리거나 맞거나 둘중에 하나 뿐이겠지. 하지만 좀 더 진실에 가까운 것은 ‘불완전하다’라는 말인걸세.

 

출처
 
http://www.atheism.kr/bbs/board.php?bo_table=freeboard&wr_id=39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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